비가 옵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뉴스에서는 장마 대책을 철저히 하라고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라나? 매번 잊고 있는듯 겨울과 봄에는 한마디도 없다가, 이때만 되면 조심하랍니다. 대책이라, 너무 광범위하다고 느껴지는 건 저뿐일까요.
아주 가끔씩, 철에 따라 같은 소리를 하는 뉴스가 미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별수 있나요. 힘없는 개인은 그저 듣고 있는 수밖에. 그리고 올해만은 지난번과 같은 수해가 없길 바라는 수밖에.
매년 이맘때면 항상 듣는 소리들.
우산 챙겨가라는 부모님의 걱정스런 목소리. 설사라도 하려는지 우르릉대는 하늘. 쏟아지는 빗줄기가 우산을 두들기는 소리. 빗길을 스쳐가는 자동차에서 나는 차가운 소음. 순간순간 터지는 번쩍임. 우산없이 급히 뛰어가는 여인의 또각거림. 장화신은 어린이의 철없는 철벅거림. 간판 끝에 맺혀 떨어지길 기다리는 물방울의 흔들거림.
비오는 날이면 생각납니다. 이 모든 것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