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쓰던 필통을 하숙집에 두고 와버렸다.
그래서 요즘 나는 늘 쓰던 샤프를 못 쓰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볼펜을 쓰고 있다. 그래서 늘 뭔가 끄적거릴때면 나게 될 오타가 때로는 두렵다. 화이트(-_-생리대 이름으로 생각하는 너 정신병원으로 떠나라)를 사용하여 수정액으로 덮어버리지 않는 한 정정불가능한 pen.
하기야 그렇게 하얗게 뒤집어씌워도 뒤에서 불빛에 비춰보면 예전의 오타가 비춰서 당당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정을 하기 전에 펜으로 약간 심한 강도의 덧칠을 하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다.
...하지만 어찌해야 하는가. 인생의 지우개를 원하지만 애가 지금껏 살아오며 한 일은 인생이란 하얀 백지 위에 펜으로 끄적인 이야기이니.
지우개를 혹여나 구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더라도 쓸모가 없다. 지우개로 미친듯이 종이 위를 문질러봐야 실수한 내용이 사라지기전에 인생의 도화지가 엉망이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망각이란 이름의 수정액을 퍼붓지만 내 인생의 도화지 이면으로 기억이란 불빛을 비춰보면 늘상 드러나는 것이 나의 실수의 흔적들인지라.
...그렇다고 단 한장뿐인 인생이란 꼬리표가 달린 종이를 찢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Commented by 허태석 at 2009/03/09 1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