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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6   [산문]독오른 가을.


[산문]독오른 가을.
덥다.

나는 벌써 10월 중순임에도 덥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이렇게 더운거지? 뉴스에서 시끄럽게 말했던 지구온난화 때문인가? 왜 이렇게 더운거지? 확실히 가을은 쫄아들고 여름과 겨울은 늘어지는 것일까?

가을이라...그렇게 치였으니 독이 제대로 올랐겠군. 나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웃통을 벗어제꼈다.



싫다.

난 이렇게 더운 것이 싫다. 그래서 이번 여름엔 유독 짜증을 많이 냈었다. 미칠듯이 덥고 열정적인 여름보다는 가을처럼 선선하고 느긋한 날씨가 좋다. 그리고 춥고 사람들이 모두 눈코입만 내놓고 다니는 겨울보다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듯 모든 것이 녹아가는 봄이 좋다. 나는 죽더라도 가을이나 봄에 죽고 싶다고 늘상 생각해왔다.

제길. 나는 욕설을 지분거리며 바보같은 웃음소리들을 토해내던 티비를 걷어찼다. 지지직. 티비는 불평을 토해내더니 픽 소리를 내며 연기를 내뿜었다.



좀 낫군.

티비가 연기를 내뿜으며 꺼지고 나자 좀 더위가 가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좀 나아졌다.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더운 것은 어차피 내가 자초한 일이 아닌가? 스스로 불러들인 일을 가지고 가을이 짧아졌니, 여름은 싫으니 하면서 불평을 하고 있다니,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내 의식은 희미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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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그의 집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비명소리, 그리고 단풍보다 열정적인 새빨간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길가의 은행나부를 싯누렇게 물들였다.

백열하는 여름과 얼어붙은 겨울에 치여 독오른 가을하늘은, 그의 집에서 오르는 연기를 아귀처럼 먹어치우고는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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