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느 누구도
내가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피했다.
은근히 피하든,
아예 도망가든 간에.
그래서
술병에 대고 이야기한다.
이봐, 거기 학생인지 아저씬지 모를 술병씨,
남자야 여자야?
아니..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내 이야기 쫌 들어줘
부탁이야.
소주병이 대답한다.
이봐ㅡ 거기 바보같은 청년.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지만,
난 바쁘다구, 다들 날 찾는 걸 몰라?
소주병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으려고 다들 내 내용물을 비우기에 바쁘다고..
젠장, 약올릴바엔 왜 말 거는거야?
옆에 있던 맥주캔이 대신 대답한다.
어이ㅡ 거기 홀로 외로운척 하는 청년.
별로 자네 이야길 듣고 싶은건 아니지만,
푸념할바엔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보라구.
빌어먹을, 다들 내 이야긴 듣기 싫구나.
옆에 있던 깨진 소주병이 말한다.
이봐ㅡ 거기 스스로 힘들다 느끼는 청년.
너 힘든걸 다들 무시하는게 아냐.
이겨내.
넌 지금 깨진 나보다 훨씬 다양한 가능성이 있잖아?
......내가 대답한다. 너무 식상한 대답 아니야?
지체하지 않고 답변해주는 소주병. 깨졌지만.
이봐,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어.
세잎클로버가 행복, 네잎클로버가 행운이라는 말, 지겹도록 들었지?
,..그렇군 식상한 이야기 아냐?.
그리고, 링컨의 실패 무수히 많이 한 이야기도 질리도록 들었지?
...이제 더 보면 짜증나지.
그래, 식상하고 짜증나겠지. 진실은 늘 그런거 안에 있는걸.
너 혼자 깨닫지 못한 거야.
넌 아직 수행이 부족하구나.
나같이 깨져버린 소주병도
이렇게 멀쩡한 인간에게 말할 수 있는데,
멀쩡한 인간의 비관은
세계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
후....그런가...
다시 불타올라보고 싶어.....
비록 힘이 한푼도 없을지라도...
난....할 수 있을까?
넌!!!!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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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체의 시들은 쓰기가 참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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